
1. 호의가 절도로 돌아온 새벽의 촌극
연인 사이의 배려와 호의가 사소한 소통의 부재로 인해 최악의 오해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술 취한 여자친구를 데려다줬는데, 내 지갑에서 택시비를 꺼냈다고 저를 도둑 취급하네요”라는 28세 남성의 억울한 사연이 올라와 갑론을박을 일으켰습니다.
글쓴이는 동갑내기 여자친구와 교제 중인 평범한 남성입니다. 사건은 새벽 1시경, 여자친구가 술에 만취해 인사불성이 된 채 “집에 데려다 달라”고 전화를 걸어오며 시작되었습니다. 글쓴이는 잠결에 급하게 뛰어나가느라 미처 본인의 지갑을 챙기지 못했고, 여자친구를 부축해 택시를 타고 그녀의 자취방으로 향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택시비를 결제할 수단이 없었던 글쓴이는, 의식이 없는 여자친구에게 “네 지갑에서 택시비 꺼낸다”라고 분명히 말한 뒤 돈을 빼서 결제하고 무사히 그녀를 귀가시켰습니다.


2. 법적 쟁점: 연인 간의 ‘불법영득의 의사’ 유무
하지만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여자친구가 지갑에 돈이 빈 것을 확인하고 글쓴이에게 연락하면서 문제가 터졌습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자친구는 “내가 인사불성이라 듣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내 허락도 없이 남의 지갑에 손을 대느냐. 이건 명백한 절도다”라며 불같이 화를 내며 글쓴이를 도둑으로 몰아세웠습니다.
이 상황을 법률적, 객관적 잣대로 바라보면 어떨까요? 형법상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재물을 불법하게 자신의 소유로 만들려는 ‘불법영득의 의사’가 존재해야 합니다. 글쓴이는 사적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라, 여자친구 본인의 안전한 귀가를 위한 필수 비용(교통비)을 대신 지불하는 용도로만 돈을 사용했습니다. 비록 상대가 만취해 명시적 동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나, 사회 통념상 이는 위급 상황에서의 합리적 조치로 인정되며 절도죄가 성립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오히려 법적으로 따지자면 ‘사무관리’에 해당하는 정당한 행위입니다.



3. 신뢰의 붕괴와 누리꾼들의 일침
이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압도적으로 글쓴이의 편을 들며 여자친구의 이기적인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새벽에 자는 사람 불러내서 귀가 서비스를 받았으면 고맙다고 밥을 사줘도 모자랄 판에 도둑 취급이라니”, “그냥 길바닥에 버려두고 왔어야 했다”, “이건 돈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와 신뢰의 문제다”라며 분노했습니다.
물론 남의 지갑에 함부로 손을 대는 것은 연인 사이라도 조심해야 할 민감한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 목적이 온전히 ‘상대방의 안전’을 위한 것이었다면, 전후 사정을 파악한 후에는 분노보다는 고마움과 미안함을 먼저 표현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자신의 실책(만취)은 돌아보지 않고 상대의 방식만을 지적하며 범죄자 취급하는 태도는, 두 사람 관계의 밑바탕에 ‘신뢰’가 얼마나 얕게 깔려 있는지를 보여주는 씁쓸한 지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