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멕시코 해병대가 발견한 평범한 가정집의 충격적인 비밀
2014년, 전 세계 범죄사를 뒤흔든 놀라운 작전 영상이 공개되며 네티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습니다. 멕시코 서북부 쿨리아칸(Culiacan) 지역의 낡고 평범해 보이는 한 가정집을 급습한 멕시코 해병대의 수색 과정이었습니다. 겉보기에는 아무런 특이점이 없는 평범한 화장실이었지만, 수사관들이 화장실에 설치된 흰색 욕조에 숨겨진 유압식 스위치를 누르자 욕조 전체가 위로 번쩍 들어 올려지며 어두컴컴한 지하로 내려가는 비밀 계단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자 놀랍게도 그곳에는 배수 시설과 완벽하게 연결된 정교하고 거대한 지하 터널이 뚫려 있었습니다. 어두운 하수도를 지나 강철 문을 열고 한참을 나아가면 수 킬로미터 떨어진 한적한 뒷골목의 버려진 건물로 이어지는 완벽한 탈출로였습니다. 한 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방불케 하는 이 엄청난 스케일의 비밀기지 주인은 과연 누구였을까요?


2. 세계 최고 현상금 수배자, 마약왕 ‘엘 차포 구즈만’의 도주로
이 믿기 힘든 지하 터널을 설계한 장본인은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인 시날로아(Sinaloa)의 두목, 전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마약왕 호아킨 ‘엘 차포’ 구즈만(Joaquin ‘El Chapo’ Guzman)이었습니다. 키가 작다는 뜻의 ‘엘 차포’라는 별명으로 불린 그는 무려 50억 원이 넘는 현상금이 걸린 세계 10대 지명수배자였습니다.
그는 무려 1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최정예 멕시코 보안군과 미국의 마약단속국(DEA)의 끈질긴 추적을 번번이 따돌리며 신출귀몰한 행보를 보였는데, 그 비결이 바로 도심 곳곳의 안전 가옥 지하에 거미줄처럼 뚫어놓은 첨단 땅굴 네트워크였습니다. 구즈만은 1989년부터 미국 국경을 넘나드는 거대한 마약 밀매 터널을 파기 시작했고, 이 터널링 기술을 자신의 도피처에도 적용했습니다. 화장실 욕조 밑 터널에는 환풍기, 전기 조명, 심지어 이동용 레일까지 설치되어 있어 수사망이 좁혀올 때마다 유유히 다른 마을로 빠져나갈 수 있었습니다.


3. 첨단 공학이 동원된 범죄의 온상과 끝없는 추격전의 결말
구즈만의 인생은 체포와 탈옥이 반복되는 숨 막히는 추격전의 연속이었습니다. 1993년 과테말라에서 체포되어 수감되었으나 2001년 세탁물 카트에 숨어 첫 번째 탈옥에 성공했고, 2014년 이 욕조 터널 덕분에 해병대를 간발의 차로 따돌렸으나 결국 며칠 뒤 해변 휴양지에서 체포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5년, 그는 최고 보안을 자랑하는 교도소 독방 샤워실 밑으로 무려 1.5km에 달하는 땅굴을 뚫어 오토바이를 타고 두 번째 탈옥을 감행하며 멕시코 정부에 씻을 수 없는 굴욕을 안겼습니다.
결국 2016년 다시 체포된 엘 차포는 멕시코 교도소로는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미국으로 범죄인 인도되어 현재 종신형을 선고받고 탈옥이 절대 불가능한 최고 수준의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우리 집 밑에도 저런 비밀기지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호기심을 보였지만, 이 엄청난 스케일의 지하 세계 이면에는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마약 카르텔의 잔혹한 자본력이 숨어있다는 점에서 깊은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현대 범죄사의 충격적인 단면입니다.

